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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의 경계, 어디까지?

by 리뷰쏙 2020.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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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의 경계, 어디까지?




얼마전, 딸의 손을 잡고 나에게 찾아온 어머니가 있었다.


아이는 한 눈에 봐도 몸이 경직되어 있었고 


눈과 표정에는 뭔가 모를 비밀? 어둠이 있어 보였다.


교육심리를 전공한 탓에 자리를 편하게 만들어


엄마 옆에 앉은 중학생 딸아이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았다.


그런데 1분도 지나지 않아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분명 나는 아이에게 질문을 했는데 엄마가 대답을 한다. 


반면에 아이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질문을 또 물어봤다. 


그러니 계속해서 아이는 가만히 있고 엄마가 답을 한다. 


그레서 엄마에게 물어봤다.


"어머니, 어머니는 따님의 대변인이신가요?"


내 질문에 어머니는 놀란듯 주춤거리다가 말을 했다.


"선생님이 너 보고 대답하래~ 엄마는 가만히 있을테니까. 

선생님 질문에 니가 대답해봐."


잠시 상황을 지켜보다가 나는 다시 아이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의 답은 평범했다. 


취미도...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것도... 관심분야도.... 일상도...


하지만 나는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아이는 착하고 순하지만 학교를 가기 싫어했고 의욕이 없어 보였으며 


그 때문인지 자신감도 없어 보였다. 


"어머니. 혹시 괜찮으시다면 잠시 자리를 피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내 질문에 아이는 갑자기 표정이 바뀌며 놀란 듯 엄마가 옆에 있어 달라고 말 했다.


그래서 아이가 놀라지 않게 나는 함께 있어도 된다고 안심을 시켜주었다.




그 뒤에도 나는 몇 가지를 더 물어 보았고 


아이의 답에 이어 최대한 이야기를 끌어 보았다. 


아이는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내 말에 가끔 미소를 보였고 그 때 마다 엄마도 대화를 함께 했다.


그리고 내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지금의 대화 수준과 상황으로는 딱히 뭐라 답을 드리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신다고 하셨는데 아이의 말에 어머님의 입장을 강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런적이 없는데요?"


"제 소견에  앞으로는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엄마 생각은~ 또는 아이를 설득 시킬려고 하거나 회유 하려고 하지 말아 주세요. 어머니가 말을 해야 할 때는 아이가 어머니의 생각을 물어볼 때가 아니면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딸아이를 한 번 바라 보더니 그렇게 해 보겠다고 말했다. 




"아마 시간은 짧을수도 있고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떤 변활르 보이기 전까지는 아이의 생각과 판단을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떤 변화가 일어 났을 시, 다시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


상담을 마치고 일어나면서 아이는 들어올 때 보다 훨씬 밝은 표정으로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 갔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이런 경우, 엄마는 아이의 많은 부분을 길라잡이가 되어 주었을 확률이 크다. 


중학생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의존도가 높아 보였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에 경계심을 갖고 상담자에게 말을 하지 안으면 상담자 역시 그 이상의 대안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와 자녀의 경계는 어디까지 일까? 혹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같은 부모로서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이렇게 직접 찾아온 부모에게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어떤 조건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말을 할 때 표정과 변화에 매우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는 동안 부모의 그늘 아래서 많은 부분을 도움 받으며 자란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아이의 생각과 판단, 실행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직접 느끼게 해주는 부모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될까?


내가 본 결과로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느낀다. 


아이들이 성장을 하는 동안 많은 부분을 부모의 지배나 통제 아래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이 제재당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부분 역시 내 개인의 소견이기 때문에 타당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의 자립과 자존감을 높여 스스로 사회로 진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녀 간의 일정 선을 부모가 배려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성년의 아이의 경우,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부모나 성인만큼 정확하거나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의 주관이 자녀의 너무 많은 부분을 침범하면 안되는 것이다. 


자녀는 부모를 보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가 안심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랑과 관심만 주어도 아이는 변화를 보일 수 있다. 




자녀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부모와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 경우의 시발점은 부모의 관섭과 통제에서 아이가 벗어나기 위한 반항이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와 단절된 상황에서 해법을 찾기를 원한다면 그 원인을 자녀에게서 찾으면 안되고 부모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경계는 아마도 그 쯤 어딘가 일 것이다. 


나는 이런 점에서 실제로 많은 아이들을 다시 가족의 품으로 또는 학교나 또래집단으로 되돌린 경험이 많다. 


이 부분에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 주셔도 좋다. 


(답글이 오래 걸릴 수도 있으니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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